저는 농사를 짓는 부모님 덕분에 어릴 적부터 식재료가 부족할 일은 없었습니다. 감자, 고구마, 단호박, 양파… 넘쳐나는 식재료 속에 살다 보니, 지금 생각하면 정말 귀했던 식자재들을 상해서 버리는 일이 잦았던 학창 시절이 떠오릅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의 아빠가 되어 이유식을 시작하며 저는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식재료는 정말 귀하고, 정성스럽게 다뤄야 한다.” 장을 보고 계산서를 받을 때마다 느껴지는 무게감, 남기지 않고 쓰는 기술이야말로 요리만큼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깨달았죠.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하며 익힌 이유식 재료를 냉장·냉동으로 신선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정돈된 재료와 깔끔한 구성을 보면 뿌듯함마저 느껴지는 요즘, 이 팁들이 초보 부모님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냉장 보관이 필요한 재료 & 방법
- 감자, 고구마: 껍질 벗기고 찐 뒤 물기를 제거해 밀폐용기에 보관 (48시간 이내 사용)
- 채소 (브로콜리, 애호박 등): 살짝 데친 뒤 키친타월로 감싸 수분 제거 후 보관
- 익힌 과일 (사과, 배 등): 식힌 뒤 퓌레 상태로 나눠 담아 2일 이내 급여
- 닭고기/소고기: 삶아 다진 후 유리용기에 담아 보관, 2일 이내 사용
※ 수분 관리와 밀폐가 핵심! 냉장 보관 시 재료는 최대한 빨리 소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냉동 보관이 필요한 재료 & 방법
- 이유식 완성분: 하루 1회분씩 실리콘 트레이 또는 이유식 소분 용기에 담아 냉동
- 퓨레류: 단호박, 고구마, 바나나 등 으깬 상태로 소분 냉동
- 육류 (닭/소): 다진 후 지퍼백 또는 랩에 납작하게 눌러 보관, 사용량만큼 톡톡 떼어 쓸 수 있어 편리함
- 육수: 얼음 틀에 담아 소분 냉동 → 필요시 한 조각씩 해동
라벨링은 필수! 재료명과 보관일자를 스티커로 적어두면 헷갈림도 방지되고, 신선함도 지킬 수 있습니다.
3. 해동 요령 추천
- 자연해동 우선: 전날 냉장실로 옮겨놓기
- 빠른 해동 시: 전자레인지 30초 or 중탕 → 저어가며 온도 체크
- 한 번 데운 재료는 다시 냉장/냉동 금지
- 항상 손등 테스트로 온도 확인 후 급여
“보관도 요리의 일부”라는 깨달음
요리를 잘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재료를 신선하게 유지하고 낭비 없이 사용하는 능력이라는 걸 저는 아빠가 된 이후에야 제대로 배웠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재료를 아껴 쓰고 잘 보관하는 습관이 생겼고, 그 덕분인지 아이는 지금까지 연속으로 묽은 설사를 한 기억이 없을 정도로 건강한 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말에 재료를 정리하고 냉동 소분까지 마치고 나면 평일엔 간편하게 꺼내서 데우기만 하면 되니 육아 스트레스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초보 부모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
이유식은 정성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이 받쳐줘야 오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깔끔한 냉장고와 정리된 재료는 하루의 육아를 준비하는 가장 실용적인 무기입니다. 오늘부터라도 냉장·냉동 보관법을 실천해 보세요. 작게는 이유식 시간의 여유를, 크게는 아이의 건강과 가족의 미소를 지켜줄 수 있을 겁니다.